소환장 - 존 그리샴


아주 가물가물한 옛날, 펠리컨브리프나 타임투킬,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, 파트너 등 존그리샴의 소설들을 참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. 얼마전 영풍문고에 나갔다가 이 책이 진열되어있는 걸 보고는, 잊고 지내던 존그리샴 아저씨의 최신작인가 싶어 반갑기도 하고 관심도 생겨서 언제한번 읽어봐야지 했었는데, 요 근래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아보았다.
정말 오랜만에 읽은 존그리샴의 소설. 알고보니 그의 최신작은 아니고 벌써 10년도 더 되어가는 2000년도 초반에 출판된 소설이었다. 마지막까지 읽은 후, 다른 사람들의 감상은 어떨까 하고 찾아보니, 존그리샴의 작품들중 가장 재미없었다, 라는 식의 서평들이 많다. 읽기 전에 발견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.
죽음을 앞둔 늙은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돌아온 고향집 서재에서 주인공은 이미 죽어있는 아버지와 숨겨져있는 300만달라를 발견하게 된다. 출처도 주인도 모르는 거액의 돈을 차트렁크에 숨긴 순간부터 그의 모든 행동은 그 돈에 묶이게 된다. 잠을 자는 순간까지도 돈의 유실을 걱정해야 하는 날들이 이어진다. 어디에 숨겨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고, 결국 돈은 그의 자취 아파트로 임대 창고로 다시 고향집으로 옮겨진다. 이게 과연 어디에서 나온 돈인가 하는 출처를 쫓으며, 정체와 실재조차도 모르는 추적자로부터 돈을 끌어안고 도망다니는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을 차지한다.
스릴러 모험 소설의 시놉시스래도 썩 어울리지 않을 것은 없지만, 작가의 시선은 그보다는 나약한 인간의 돈에 대한 욕심과 집착의 모습을 냉소하는데에 보다 많이 머무른다. 그래서, 읽어나가며 설마설마 했던 대로, 이야기의 결말은 아주 허무하고 우중충하다. 뭐 특별히 긴장감 넘치는 전개나 반전이랄 것도 없기 때문에, 기대와 다른 결말에 실망하며 밋밋한 기분으로 책장을 덮게 된다.